조문의 내용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 제17조의4는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를 정한 조문입니다. 이 조문은 2023년 개정으로 새로 들어왔으며, 시행 시점은 개정 법률의 부칙에서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 스토킹 피해자는 수사기관이 직권으로 취하는 응급조치나 잠정조치의 보호는 받을 수 있었지만, 자신을 대리할 변호사를 두는 근거가 스토킹처벌법 안에는 따로 없었습니다. 이번 글은 이미 다룬 보호조치의 종류를 다시 정리하지 않습니다. 대신 「돈이 없어도 내 편에서 절차를 챙겨 줄 변호사를 둘 수 있는가」라는 질문 하나에 답합니다.
조문의 골자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피해자와 그 법정대리인은 형사절차에서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막고 법률적 조력을 받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습니다. 둘째,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선임된 변호사가 조사 참여, 기록 열람·등사, 의견 진술 등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는 같은 조의 각 항이 나누어 정하고 있습니다. 항별 세부 문구는 개정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건에 적용하기 전에는 시행 중인 법령 원문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조문을 읽을 때는 「선임할 수 있다」와 「선정할 수 있다」라는 두 표현을 구분해야 합니다. 앞의 표현은 피해자 쪽의 권리를 정한 것이고, 뒤의 표현은 검사의 권한을 정한 것입니다. 피해자가 직접 변호사를 고르는 길과 국가가 변호사를 붙여 주는 길이 한 조문 안에 함께 들어 있는 구조입니다. 어느 길을 거치든 변호사가 행사하는 권한의 범위는 같은 조의 각 항을 따릅니다.
요건 풀이
먼저 누가 이 조문의 보호를 받는지 보아야 합니다. 같은 법 제2조는 「피해자」를 스토킹범죄로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2023년 개정으로 추가된 「피해자등」은 피해자와 스토킹행위의 상대방을 함께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제17조의4는 형사절차를 전제로 하므로, 실제로 고소나 신고가 접수되어 수사가 시작된 단계에서 의미가 생깁니다. 아직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은 상태라면 이 조문보다 신고와 응급조치가 먼저 검토 대상이 됩니다.
국선변호사 선정의 요건은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입니다. 조문은 소득이나 재산 기준을 요건으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제적 사정을 먼저 증명해야만 신청할 수 있는 구조로 읽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조문은 검사가 선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선정 여부는 검사의 판단에 맡겨져 있습니다. 피해자가 요청하면 반드시 선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점이 이 요건의 한계입니다.
실제로 요건을 따질 때는 세 가지를 차례로 확인하면 됩니다. 사건이 수사기관에 접수되어 형사절차가 진행 중인지, 이미 선임한 사선 변호사가 있는지, 피해자가 미성년자여서 법정대리인이 절차를 함께 챙겨야 하는지입니다. 앞의 두 가지는 선정 가능성을 가르는 기준이고, 마지막은 누가 요청 의사를 밝힐지를 정하는 기준입니다.
효과
변호사가 선임되면 피해자는 절차의 각 단계를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됩니다. 조문 구조에 따르면 피해자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피해자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일정한 재판 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밝힐 수 있습니다. 또한 소송기록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고,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를 대리할 수 있는 소송행위를 포괄적으로 대리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 측의 연락이나 합의 요청도 변호사를 통해 받도록 창구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조문의 실익은 2023년 개정과 함께 볼 때 더 분명해집니다. 같은 개정으로 스토킹범죄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한 반의사불벌 규정이 삭제되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합의하더라도 수사와 재판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합의가 사건의 결론을 끝내지 못하는 구조에서는 합의의 의미와 양형에 미칠 영향을 피해자 쪽에서 판단해 줄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국선변호사의 보수를 피해자가 직접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안내가 일반적이지만, 개별 사건의 비용 처리는 담당 검사실에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효과의 범위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변호사가 선임되었다고 해서 피해자 본인이 조사에서 진술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변호사는 조사에 함께 참여하여 의견을 밝히는 역할을 맡습니다. 기록 열람·등사도 구체적인 범위와 방식은 관련 절차 규정과 법원의 진행에 따릅니다.
적용 예와 예외
다음은 조문 구조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예시이며, 실제 사건이나 판결을 옮긴 것이 아닙니다. 헤어진 상대가 몇 주 동안 직장 앞에서 기다리고 메시지를 계속 보내 피해자가 신고했고,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을 가정합니다. 피해자는 변호사를 선임할 여유가 없고, 상대방 가족에게서 합의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이때 피해자는 사건을 맡은 수사기관이나 검찰에 국선변호사 선정을 원한다고 밝힐 수 있습니다. 검찰의 피해자 지원 안내는 대검찰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선정 주체가 검사이므로 최종 문의처도 사건을 맡은 검찰청이 됩니다.
요청은 조사 일정을 통보받는 시점에 담당 수사관에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첫 조사부터 변호사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요청한 날짜와 상대방을 메모해 두면 이후 진행 상황을 확인할 때 도움이 됩니다. 선정되지 않았다면 사정을 구체적으로 보충하여 다시 요청하거나 사선 선임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사선과 국선의 차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 선임 주체: 사선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직접 계약하며, 국선은 검사가 선정합니다.
- 비용: 사선은 약정한 보수를 피해자가 부담하며, 국선은 피해자가 보수를 직접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안내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보장 여부: 사선은 계약하면 바로 효력이 생기며, 국선은 검사의 재량이 개입하므로 선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변호사 선택: 사선은 피해자가 고르며, 국선은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지정하지 못합니다.
신청 전에 준비해 두면 좋은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건번호 또는 신고 접수 일자와 담당 수사관 연락처입니다.
- 메시지, 통화기록, 방문 일시를 날짜순으로 정리한 기록입니다.
- 가해자 측의 합의 요청 내용과 연락 경로를 적은 메모입니다.
- 이미 받은 응급조치나 잠정조치가 있다면 그 결정 내용입니다.
예외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 조문은 형사절차의 조력을 정한 것이므로 손해배상 같은 민사소송 대리까지 당연히 포함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 선정되더라도 변호사가 조사에서 의견을 밝히는 시점과 방식에는 수사기관의 진행 절차가 적용됩니다. 판결이 선고된 뒤 결과를 확인하려면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법원이 공개하는 사법 정보를 참고할 수 있으며, 공개 범위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관련 조문
제17조의4는 다른 보호 조문과 함께 작동합니다. 제2조는 보호 대상인 피해자와 피해자등의 범위를 정합니다. 제8조와 제9조는 잠정조치의 청구와 내용을 정하며, 피해자 변호사가 선임되어 있으면 잠정조치가 필요한 사정을 수사기관에 정리하여 전달하기가 수월해집니다. 같은 개정으로 함께 들어온 제17조의2와 제17조의3은 피해자등의 신변안전조치와 신원·사생활 비밀 누설 금지를 정합니다. 제18조는 스토킹범죄의 처벌을 정하며, 앞서 본 반의사불벌 규정 삭제도 이 조문의 개정과 관련됩니다.
정리하면, 스토킹 피해자는 수사가 시작된 뒤 변호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검사에게 국선변호사 선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선정은 검사의 재량이므로 요청 사실과 사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문의 항별 문구와 시행일은 개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절차에 앞서 시행 중인 법령 원문과 담당 검찰청의 안내를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