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사건으로 기소되어 첫 공판기일 통지를 받은 피고인과 가족은 대개 두 가지를 묻습니다. 하나는 "가족이 법정에 함께 들어가도 됩니까"이고, 다른 하나는 "재판이 공개되면 직장이나 주변에 알려지지 않습니까"입니다. 형사재판은 공개가 원칙입니다. 다만 성범죄 사건에는 피해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심리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별도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이라도 기일마다 법정 모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31조를 중심으로 이 질문에 답합니다. 조문 원문과 개정 이력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입니다. 사건 시점의 법령, 사실관계,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적용은 변호인과 확인해야 합니다.
조문의 내용
성폭력처벌법 제31조의 제목은 「심리의 비공개」입니다. 조문은 네 개 항으로 되어 있으며, 그 뼈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제1항: 성폭력범죄에 대한 심리는 피해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하여 결정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제2항: 증인으로 소환받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와 그 가족은 사생활 보호 등의 사유로 증인신문의 비공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제3항: 재판장은 제2항의 신청이 있으면 그 허가 여부와 공개법정 외의 장소에서 신문할지 등 신문의 방식과 장소를 정할 수 있습니다.
- 제4항: 비공개 심리에 관하여는 법원조직법 제57조 제2항과 제3항을 준용합니다.
이 조문은 공개재판 원칙에 대한 예외 규정입니다. 헌법 제109조와 법원조직법 제57조 제1항은 재판의 심리와 판결을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제31조는 성범죄 사건에서 그 예외를 둘 수 있는 근거를 따로 마련한 것입니다. 성폭력처벌법의 소관 부처는 법무부이며, 형사 절차 전반에 관한 제도 안내도 이 부처에서 함께 다룹니다.
조문을 직접 찾아볼 때는 현행 조문만 읽고 끝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내 사건의 공판이 진행되는 시점에 시행 중인 조문인지 시행일과 연혁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또 제31조는 "심리"와 "증인신문"을 나누어 규정하고 있으므로, 제1항과 제2항을 같은 제도로 묶어 읽지 않아야 이후 요건과 효과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요건 풀이
제1항은 세 가지 요소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대상이 "성폭력범죄에 대한 심리"여야 합니다. 둘째, 목적이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여야 합니다. 셋째, 법원의 "결정"이라는 형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조문은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비공개가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고, 법원이 사건마다 필요성을 판단해 정합니다. 따라서 성범죄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기일이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제2항은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을 "증인으로 소환받은 피해자와 그 가족"으로 정하고, 신청 대상을 "증인신문"으로 한정합니다. 피고인 쪽에 비공개 신청권을 주는 문언은 이 조문에 없습니다. 피고인 측이 공개 여부에 관해 의견을 밝힐 수 있는지, 밝힌다면 어떤 방식이 적절한지는 재판부의 진행 방식에 따라 다르므로 변호인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또 하나 구분할 점은 "심리"와 "판결"입니다. 법원조직법 제57조 제1항 단서가 비공개를 허용하는 대상은 심리이고, 판결의 선고는 공개가 원칙입니다. 증거조사와 신문이 비공개로 진행되었더라도 선고 기일에는 법정이 공개된다는 점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실제로 비공개 가능성을 가늠할 때 확인할 기준은 조문이 정한 목적에서 출발합니다. 해당 기일에 피해 내용이 구체적으로 다루어지는지, 피해자가 증인으로 직접 진술하는지, 피해자 측의 신청이 있었는지가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반대로 피고인 측 사정만으로는 이 조문의 요건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효과
비공개 결정이 내려지면 해당 심리에서는 일반 방청인이 법정에 머물 수 없습니다. 피고인의 가족도 소송관계인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방청인에 해당합니다. 다만 제4항이 준용하는 법원조직법 제57조 제3항에 따라 재판장은 비공개 결정을 한 경우에도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이 법정 안에 남아 있도록 허가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남을 수 있는지는 이 허가에 달려 있습니다.
제57조 제2항에 따라 비공개 결정은 이유를 밝혀 선고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기일이 어떤 이유로 비공개되었는지는 법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공판정에서 나온 발언은 모두 기록됩니다. 방청인이 없다고 해서 즉흥적으로 진술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비공개 결정은 방청인의 재정에 관한 효과이므로, 피고인과 변호인이 공판에 출석하는 지위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3항에 따라 재판장은 증인신문의 방식과 장소를 따로 정할 수 있으므로, 증인신문이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는 해당 기일 전에 변호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개 범위를 장면별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개 심리: 방청이 가능합니다. 가족도 일반 방청인으로 참석할 수 있습니다.
- 제1항에 따른 심리 비공개: 방청인은 퇴정합니다. 재판장이 재정을 허가한 사람만 남을 수 있습니다.
- 제2항·제3항에 따른 증인신문 비공개: 해당 증인신문만 공개되지 않으며, 공개법정 외의 장소에서 신문이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같은 기일의 다른 절차는 공개될 수 있습니다.
- 판결 선고: 공개가 원칙입니다.
적용 예와 예외
조문 구조에 따라 생각해 볼 수 있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피해자가 증인으로 소환된 기일에 피해자 측이 증인신문 비공개를 신청하면, 재판장은 허가 여부와 함께 신문 장소와 방식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그 증인신문 동안 피고인의 가족은 법정 밖에서 기다리게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증인신문이 없는 기일이나 서증 조사만 진행되는 기일은 공개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재판은 공개입니까"라는 질문에는 사건 전체를 기준으로 답하기보다 기일 단위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가족의 지위가 달라지는 경우도 구분해야 합니다. 가족이 피고인 측 증인으로 신청되어 출석하는 경우에는 방청인이 아니라 증인으로서 절차에 참여하게 되므로, 방청 여부와는 별개로 신문 순서와 대기 방법을 재판부의 진행에 따라야 합니다. 이 경우 자신의 증언 전에 다른 증인의 신문을 방청해도 되는지 역시 변호인을 통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원이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해 비공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은 넥스트티 사이트의 검찰·재판 단계 가이드에서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해당 가이드는 공개 재판이면 방청이 가능하지만 기일 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또 방청석의 소란이나 기일 지각은 불리한 인상을 남길 수 있고, 성실한 출석과 절제된 태도는 그 자체로 재판부에 전달되는 정보라고 정리합니다. 가족이 방청할 때는 다음 사항을 기일 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해당 기일에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는지, 비공개 결정 가능성이 있는지 변호인을 통해 확인합니다.
- 공판기일 통지서를 받은 날짜와 기일 일정을 기록해 두고, 기일이 바뀌었는지 사건 조회로 다시 확인합니다.
- 비공개로 진행되면 퇴정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가족에게 미리 설명합니다.
- 방청석에서는 발언, 반응, 휴대전화 사용을 삼가고 재판장의 지시에 따릅니다.
- 법정 밖에서 피해자나 그 가족에게 말을 거는 등 직접 접촉하지 않습니다. 해당 가이드는 이러한 접촉이 상대방에게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거나 신병·양형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 공판은 여러 기일에 걸쳐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족이 매 기일에 참석할지 미리 정해 둡니다.
관련 조문
제31조와 함께 읽어야 할 조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헌법 제109조는 재판의 심리와 판결을 공개하되,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심리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법원조직법 제57조는 같은 원칙을 법률로 구체화하고, 제2항에서 비공개 결정의 이유 선고를, 제3항에서 재정 허가를 규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3은 범죄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는 경우 피해자·법정대리인 또는 검사의 신청에 따라 사생활의 비밀이나 신변 보호를 위해 심리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며, 성범죄에 한정되지 않는 일반 규정입니다.
방청인의 행동과 관련해서는 법원조직법 제58조가 법정의 질서유지를 재판장의 권한으로 정하고, 법정의 존엄과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입정 금지나 퇴정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은 재판장의 허가 없이 법정 안에서 녹화나 촬영 등을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공개 기일이라도 방청인이 법정 모습을 기록하거나 외부에 전하는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언론 보도에 대한 걱정은 하나의 조문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해당 가이드도 보도 가능성은 사건의 성격과 공개 여부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비공개 심리는 법원이 피해자 사생활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 사항이므로, 내 사건에서 어떤 절차가 가능한지는 변호인과 함께 기일별로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